삶과 역사가 담긴 중국현대미술
송은에서 5/20까지 무료 전시
- 위치: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 92-9 송은
- 연락처: 02-3448-0100
- 운영시간: 월~토요일 11:00~18:30
- 정기휴무: 매주 일요일
- 주차불가(교통 약자의 경우 전화문의)
- 전시기간: 3/10(금)~5/20(토)
- 예약 없이 무료 관람
- 도슨트는 네이버에서 선착순 사전 예약
11시 14시 15시 16시 17시 무료 운영 - 민감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
청담동에 위치한 비영리 전시 공간 '송은'은 숨어있는 소나무라는 의미로 송은문화재단이 지난 2021년에 개관했다. 멋진 건물의 내부를 구경하는 즐거움부터 시작해 다채로운 작품들을 볼 수 있어 재미있었고 직원분들도 너무나 친절하셨다.
이번 전시는 스위스 출신의 외교관이자 사업가 그리고 세계적인 미술품 컬렉터인 울리 지그의 소장품 일부인 작가 35명의 작품 48점이 전시되고 있다. 1970년대 후반 스위스 기업에 재직 중이던 지그가 베이징에 파견된 당시의 중국은 정치적 개혁과 함께 도전적인 예술적 표현이 나타난 시기였다. 2000년대 이전 중국 미술품은 인기가 있지 않았기에 지그는 많은 작품을 모을 수 있었다. 그는 2012년 홍콩 M+ 뮤지엄에 1463점의 소장 작품을 기증했다.
건설업자들이 입는 안전용 재킷의 지퍼를 다른 재킷의 지퍼에 잠그는 방법으로 재킷 5개를 이어 만든 '아이 웨이웨이(b.1957)'의 작품은 구명조끼에 의지해 지중해를 건너다 익사한 이주민의 비극을 내포한 작품이다. 한편 작가는 이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설명서를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했다. 이것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의미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구리 칠한 콘크리트를 주황색 나일론 끈으로 엮어 반원 형태로 조립해 세운 <Upright>는 오브제의 모호함을 통해 유희하는 작가 '장쿤쿤(b.1986)'의 작품이다. 모두 중국 건설현장의 폐기물들로 만들어진 것이며 작가는 인터넷을 통해 재료를 구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튼튼하게 느껴지지만 언제든 분해한 뒤 다른 장소로 옮길 수도 있다. 단단한 형태를 하고 있지만 덧없이 사라질 수 도 있는 설치물을 통해 중국의 불안정함을 담았다.
2층으로 통하는 계단에는 앉아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헤드폰과 방석이 놓여있다. '주 지우양(b.1969)' 은 중국 북부지방에서 맹인 민속 음악가 다섯 명을 초청해 전통악기로 연주하며 유엔의 '세계인권선언'을 사투리로 노래하는 모습을 담았다. 음악을 통해 평등이 언제든 존재하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계단을 위에 있는 웰컴룸에는 '울리 지그'와 친분이 있는 중국 작가들이 자발적으로 그린 그의 초상화와 조각이 전시되어 있다.
중국에 오래 머물며 여러 화가들과 교류한 '울리 지그'에게 선물로 증정된 작품이 대부분이다. 그의 실제 모습이 표현된 작품도 있고 작가의 개성을 담아 해석한 작품도 있다.
중국 전통 회화에서 중요한 것은 묘사의 우수성보다는 작가의 역동적인 붓질이나 재료의 특성, 그림의 구성과 같은 회화의 본질이다.
천이나 고무처럼 보이는 이 작품의 소재는 아크릴 물감이다. '쥐팅(b.1983)' 작가는 나무판에 아크릴 물감을 두껍게 펴 바른 뒤 완전히 건조되지 않았을 때 떼어내 천을 겹겹이 쌓은 듯한 느낌으로 덧붙여 작업했다.
시에몰린(b.1979)은 회화를 창작하는 기계를 개발했다. 작가가 디자인한 패턴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기계가 정밀하고 완벽하게 구현한다.
벽면의 회화와 설치물이 모두 하나의 작품으로 '한멩윈(b.1989)' 작가는 12세기 페르시아 시인이 쓴 알렉산더대왕과 중국 황제의 예술적 경쟁을 다룬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추상적이면서 시적으로 재현했다. 이슬람 건축의 둥근 천장 영향을 받은 아치형 구조물과 인접 나라의 우화와 시, 모티프, 기법, 언어가 혼합되어 있다. 작품 사이를 배회하는 관람자에게 문화적 교류와 소통을 통한 희망을 보여준다.
통유리 너머 나무들이 보이는 공간.
렌티큘러로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 바뀌는 이 작품은 산업용 안료와 컴퓨터로 작동하는 기계를 통해 만들어졌다. 작가 '얀레이(b.1965)'는 예술과 상업을 분리하지 않고 끊임없이 작품을 기계로 생산한다.
'에이드리언 웡(b.1980)'은 작품의 형태를 만든 뒤 쥐, 토끼 등의 설치류들이 작품을 먹을 수 있도록 꿀과 치즈를 배치해 두고 6주 동안 함께 살며 작품에 동물들의 흔적이 남도록 했다.
스트레스로 인해 탈모를 얻은 작가 '찬유안키우(b.1995)' 의 작품에 선처럼 보이는 것들은 머리카락이다. 머리카락 매듭을 묶으며 마음을 가라앉혀 안정을 찾고 그 순간을 기록했다.
여성의 모유가 분출되는 영상은 '차오위(b.1988)' 작가의 실제 몸으로 어머니로서의 자화상이자 여성의 신체 힘에 대한 선언이다.
'겅이니(b.1982)'는 협탁에서 툭 튀어나온 거대한 혀를 보는 관람자에게 찝찝하고 불쾌한 감정을 느끼도록 했다.
어머니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고민하던 후인핑(b.1983) 작가는 모자 사업을 하는 척하면서, 무료해 보이는 어머니에게 뜨개질로 모자를 만들 것을 권했다. 이후 작가는 어머니에게 모자가 잘 팔린다고 말했고 어머니는 마을 사람 50명을 모아 더 많은 모자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작가는 프랑스 유명 브랜드 패션쇼에 소개될 비키니를 제작해 보는 것을 제안해 어머니와 마을 사람들의 뜨개질로 독창적인 비키니들이 탄생했다. 이 작품은 나이 든 여성들의 창의성에 경의를 표하며 젊은 유명인만 좇는 마케팅을 풍자한다.
어머니와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이것이 작품인지 모른 채 딸의 말을 믿고 계신다고 한다.
이 작품은 '페이리(b.1985)' 작가의 모습과 턱 재건 수술을 받으며 남겨진 그녀의 실제 턱뼈다. 아름다움을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이 담겼다.
비슷한 듯 다른 두 작품은 한쌍으로 이루어진 대형 회화 연작이다. '니요우유(b.1984)'는 두 작품으로 동서양 미술과 문화의 차이점을 표현했다. 집단중심 중국인들의 울창하게 얽힌 나무들이 어우러진 황금빛 중국숲, 개인중심 서양인들의 기둥처럼 가지 없이 독립된 나무들이 있는 북유럽숲.
중국 숲은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해 유화 물감을 반복적으로 씻어낸 뒤 채색했고, 북유럽 숲은 사실적이고 빠른 현대적 방법으로 채색을 진행했다. 나무 아래 한자와 숫자는 나무를 의인화해 나이를 표시한 것.
분재를 구부리고 비틀기 위해 쓰이는 힘과 과정의 잔혹함을 통해 중국 정부로부터 받는 통재와 억압을 시각화했다.
무용수로 일했던 '주빙(b.1964)'은 미묘하게 다른 꽃잎을 통해 무용수의 움직임을 표현하며, 에로틱한 암시를 숨겨 중국의 검열을 피했다.
지하 2층에는 '허샹위(b.1986)'에 사실적인 아이 웨이웨이 조각이 뒷모습만 보이도록 눕혀져 있다.
2011년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되었던 아이 웨이웨이를 프랑스혁명 지도자 마라에 비유했다.
권력과 계급투쟁이라는 개념을 성찰하는 작품.
[탕 컨템포러리 아트-아이 웨이웨이]
- 위치: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5길 6 지하 2층 (청담동 118-2)
- 연락처: 02-3445-8889
- 운영시간: 화~토요일 11:00~19:00
- 정기휴무: 매주 월요일, 일요일
- 예약 없이 무료관람
- 아이 웨이웨이 전시기간
3월 10일(금)~4월 22일(토)
송은과 멀지 않은 탕 컨템포러리 아트에서는 현재 '아이 웨이웨이'의 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십이지신 조각상 세트와 레고 시리즈가 전시되고 있다. 아이 웨이웨이 개인전의 남은 전시기간은 짧으니 보고 싶다면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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