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볼 수 있는 무료 전시
한남동 볼거리 리움미술관
- 위치: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5길 60-16 (한남동 742-1)
- 연락처: 02-2014-6900
- 운영시간: 화~일요일 10:00~18:00
- 정기휴무: 매주 월요일, 1월 1일, 명절 당일
- 주차장 협소하니 가급적 대중교통 이용
- 전시기간: 2023.01.31~2023.07.16
- 관람료: 무료 (100% 사전 예약제)
- 민감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
- 자전거 타는 찰리 등장 시간 11시, 13시, 15시, 17시
- 예약은 관람일 2주 전 18시에 오픈
- 개인별 예매 가능 최대인원 4명
- 3/28부터 선택한 전시만 관람가능으로 변경됨
- 예약 링크↓
사치스러운 미술계의 권위와 허영을 풍자하며, 논쟁적인 현대 미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b.1960)은 미술을 배워본 적이 없고, 28세까지 미술관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지금 리움미술관에서는 90년대 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총 38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입구 구석과 로비에 누워있는 노숙자를 볼 수 있다. 이것은 실제 사람이 아닌 밀랍 모형으로 <동훈과 준호>라는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이다. 전시가 진행되는 나라에 맞춰진 이름과 모습으로 제작된다.
안내데스크에서 신분증을 맡기고 오디오 가이드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카텔란을 닮은 두상 조각에 카텔란의 모든 작품이 축소되어 무질서하게 붙어있다.
신사실주의 작가들의 비움과 채움의 미학을 빌어, 카텔란의 무질서하고 혼돈스러운 작가의 정체성을 냉소적으로 재현하며 빈 공간을 뜻하는 보이드(Void)를 역설한다.
얼굴이 닮은 두 남성이 침대 위에 양복을 입고 가지런히 누워있다.
집시, 동성애자를 옹호하다가 재판도 없이 처형당한 스페인의 시인, 극작가 로스카(1898~1936)의 삶을 추적하던 길버트 앤 조지가 그의 침대 위에 누워 찍은 사진을 모티브로 제작된 것이다.
힘없이 아래로 축 처져 매달린 <노베첸토>는 실제 말을 박제한 작품으로, 1차 세계대전 전쟁 중 죽은 말들이 배에 실린 사진을 잡지에서 보고, 그 모습이 자신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제작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노베첸토>는 이탈리아 파시즘의 흥망성쇠를 그린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전쟁으로 얼룩진 20세기의 이상과 몰락을 상징하며 미래를 향한 엄중한 경고가 담겼다.
전시장에 놓여있는 냉장고 안에는 중년의 여성이 앉아있다. 이 밀랍 모형은 작가의 어머니로, 카텔란은 20대 초반에 어머니를 여의었다. 가까이 다가가보면 미소를 지으며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듯한 표정을 볼 수 있다.
미술관에 침입한 듯 바닥을 뚫고 머리를 빼꼼히 내민 엉뚱한 작품은 실제 리움미술관 바닥을 부시고 설치된 것이다.
카텔란을 닮은 중년의 얼굴에 어린이의 몸을 한 인물이 옷걸이에 옴짝달싹 못하게 매달려있다.
단정한 교복을 입고 벽을 보며 무릎을 꿇고 있는 뒷모습을 보며 다가가 얼굴을 보면 이 모형은 최악의 전범 아돌프 히틀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뉴욕 경찰 제복을 입은 '프랭크'와 '제이미'가 버려진 마네킹처럼 거꾸로 서 있다. 9.11 테러 직후에 선보인 이 작품은 무너진 쌍둥이 빌딩을 연상시키며, 공권력의 부재와 남용을 떠올리게 한다.
두 존재의 유대감과 더불어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경험하는 두려움과 희망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사진 속 남자는 모형이 아닌 실제 사람인 갤러리스트 마시모 드 카를로다. 1999년 밀라노의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 첫날 카텔란이 갤러리스트를 2시간 동안 전시장 벽에 덕테이프로 붙여놓았던 작품 <완벽한 하루>의 사진이다. 당시 갤러리스트는 결국 탈진해 병원에 실려갔다고 한다.
1977년 관광 캠페인의 일환으로 고안된 뉴욕의 공식 슬로건인 아이러브 뉴욕은 9.11 테러 이후 상처를 보듬고 회복하려는 이들 사이 연대의 상징이 되었다.
카텔란은 뉴욕의 한 시장에서 이 캔버스를 발견했다. 이 작품은 레디메이드(기성품에 제목을 부여하고 전시하는 것)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회복을 염원하며 소방관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등의 메시지를 남겨 공동체적인 함의를 더하게 되었다.
전시장 여기저기에는 박제된 비둘기들이 놓여있어 마치 미술관이 비둘기에게 점령된 듯 느껴진다. 전시되어 있는 박제 작품들은 모두 자연사한 동물들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3층으로 올라가면 바로 보이는 전시장의 전경은 굉장히 압도적이다. 빨간 카펫 위에 아홉 개의 흰 조각, 벽에 머리를 박고 있는 말의 모습 그리고 줄 서있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더해져 정말 기묘하다.
바닥에 나란히 놓인 아홉 개의 대리석 조각은 천으로 덮은 시신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미디어를 통해 보았던 참사의 현장을 떠올리게 한다.
다람쥐와 그 크기에 알맞은 미니어처 살림이 놓여있다. 가까이 다가가보면 테이블에 축 늘어진 다람쥐의 발치에 놓인 권총을 통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신데렐라에서 누더기 옷을 입은 소녀를 공주로 만들어준 요정 대모의 주문 '비비디바비디 부'를 떠올리는 동시에 현실의 냉혹함을 상기시킨다.
넓은 벽 한가운데 덕테이프로 붙인 바나나 한 개는 모형이 아니라 시장에서 구입한 진짜 바나나다. 이 작품은 아트 바젤에서 1억 5천만 원 정도에 팔렸다. 바나나가 검게 변색되면 새 바나나로 교체된다.
아기 코끼리가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의복을 입고 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문제를 일러 "방안의 코끼리"라고 표현한다. 이 작품은 코끼리를 실내로 들여와 이 표현을 그대로 구현했다.
이 작품은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을 축소하여 복제한 것이다. 실제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는 종교적 권위를 강조하기 위해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은 곳에 있고, 작품을 보존하기 위해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그림은 카텔란이 직접 그린 것이 아니라 전부 외주제작한 것.
눈을 질끈 감은채 운석을 맞고 딱딱하게 굳어있는 교황의 모습은 권위와 신념을 재고하도록 한다.
전시장 내 창문을 통해 한남동의 풍경과 아니쉬카푸어와 알렉산더 칼더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대기질이 좋은 날에도 방문하기 좋은 미술관이다.
리움스토어에는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시의 굿즈들이 판매되고 있다.
자석 4,000원 / 리움 부채 35,000원, 42,000원 / 말 화병 150,000원
김유정의 알약시리즈 연호경의 분청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들도 진열되어 있었다.
리움미술관에서는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도 5월 28일까지 진행된다.
내가 방문했을 당시 예매하면 모든 전시를 볼 수 있게 되어있어서,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시를 보고 백자 전시도 보러 갔었는데 체력이 소진되어 꼼꼼하게 관람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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