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로에베 재단 2022 공예상
서울공예박물관에서 7월 1일~7월 31일
1846년 스페인에 설립된 로에베는 가죽 장인 집단 공방으로 시작되어 장인 기법과 디자인 및 제작에 대한 독특한 접근법을 보유하고 있던 풍부한 장인 정신의 유산을 지닌 브랜드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이 고안한 이 공예상은 현대문화에서 공예의 중요성을 인식함과 동시에 로에베의 시작점과도 같은 1846년 당시의 가죽 집단 공방에 경의를 표한다. 올해 선정된 30명의 아티스트는 소재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증명함과 동시에 작업 방식과 작품으로 놀라운 혁신을 이뤄내며 새로운 과정을 개발해냈다. 로에베는 계속해서 변화해가는 세계 속에서도 치열하게 노력하는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한다. 그들의 재능과 비전,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특히 우리 모두가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웨일즈의 전원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엘레노어 레이클린은 교육계에서 커리어를 쌓은 후 1995년 가구 제작자로서 다시 한번 수련 과정을 거쳤다. 기후에 매우 민감해서 계절마다 밀도가 달라지는 세쿼이아로 만들어진 그녀의 작품은 천연 원소가 성장하는 리듬, 그리고 침식하는 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수십 년 혹은 수세기에 걸쳐 형성된 아름다운 색감과 희귀하고 구불구불한 나뭇결을 극대화한다.
나무는 생명을 다 하고도 끊임없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이것은 어떠한 물리적 힘으로도 통제할 수가 없다. 이러한 나무의 물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김민욱의 작품들에는 크기, 형태, 모양이 동일한 것이 없다. 나무의 성질뿐만 아니라 벌레가 지나간 자리 혹은 상처, 옹이 등의 흔적과 역사가 확연히 드러나도록 작업해 생각과 미학을 표현한다. 부산에서 목공방 '키미누'를 운영 중이다.
정다혜는 조각을 전공한 이후 전통 섬유 공예 분야에서 주로 말총(말의 꼬리, 갈기 털)을 사용해 전문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극 속 갓과 망건의 재료로 알려진 말총 공예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공예였다. 말총을 입체로 만들기 위해서는 고리 강도와 밀도가 일정해야 하며, 요령보다는 하루하루 촘촘히 묵묵하게 엮어 나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작가는 그것에서 삶의 방향성을 정립하고 위안을 얻으며 더욱 매력을 느꼈다. 원하는 모양의 나무틀을 먼저 만든 뒤 선별한 최상급 말총을 바늘에 엮어 고리의 간격을 조절해 패턴이나 무늬를 만들어내고, 다 짜낸 후 삶거나 찌는 열처리 과정을 거쳐 자연건조 후 나무틀에서 빼내는 모든 과정에는 끈기와 성실함이 필요하다.
독특한 질감과 아름다운 광택의 말총을 조선시대 모자 종류인 네모난 사방관의 짜임새를 접목시켜 섬세한 그릇 형태로 구현한 정다혜의 <성실의 시간>이 2022 로에베 재단 공예상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타나베 치쿤사이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대나무 공예를 배웠다. 도쿄 예술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그는 규슈섬의 벳푸에서 공예 기술을 연마해 전통을 충실하게 구현하며 실용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매력을 지닌 작품을 만든다.
베라 지문트는 건축, 역사적 장식 그리고 고전 문헌을 높이 평가하며 그것들을 우아하게 세공된 보석으로 변모시킨다. 장신구를 통해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고전을 현대적 시각으로 보여주어 과거의 우아함을 상기시킨다.
섬유 예술을 전공한 정소윤은 섬유 구조 제작에 있어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 '섬유 드로잉'으로 그려낸 몽환적인 산은 머리카락처럼 얇고 투명한 섬유 모노필라멘트에 짙은 먹색을 입힌 뒤 미싱기로 섬유를 이리저리 꼬아 형태를 만든 것이다. 자세히 천천히 들여다보면 얼굴이 보인다.
파오 후이 카오는 산업 디자인을 전공했으며, 연구와 실험을 통해 혁신적인 소재 활용, 전통적인 공예 기법, 사회적 이슈가 뒤섞인 작품을 선보이는 연구원, 예술가, 디자이너이다. 그녀는 재료를 물리적으로 탐구하여 잠재적인 능력을 드러내고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쌀뜨물이 흡수된 종이는 쪼그라들고 주름지며, 완전히 마르면 강하고 가벼운 구조로 변한다. 이 성질을 이용해 원형으로 만들고 옻칠한 종이 스툴은 실제로 앉을 수 있을 만큼 탄탄하고 견고하다.
루빈은 국제 도자 아카데미의 일원이자 중국 국립 예술 아카데미의 연구자로 활약하고 있다.
영국의 선도적인 도자기 예술가 케이트 말론은 유리 화학에 대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유리 기술을 개척했다. 자연에서 찾아볼 수 있는 낙관주의와 기쁨에서 영감을 받는다. 특히 과일, 견과류, 베리에 대한 관찰은 케이트의 작품에 큰 영향을 끼친다.
직물 디자인에 뿌리를 둔 마리안느 후오타리의 작품은 다양한 소재와 느린 장인정신의 결합이다. 손으로 만든 작은 도자기 조각들에 핀란드의 전통 직물 기법을 적용해 손바느질한 것으로 전통과 현대 예술을 엮었다. 삶의 탐닉을 기념하고 소중한 누군가와 공유하는 순간을 감상하는 시리즈의 일부로, 파티가 끝난 후 당신을 반짝이고 꽃피는 한여름 저녁으로 안내하는 파티의 조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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