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성북구립미술관 기획전시
Yoon Joong-Sik 윤중식 10주기 추모전 <회향懷鄕>
- 기간: 2022. 3. 30(수) ~ 2022. 7. 3(일)│매주 월요일 휴관
- 위치: 서울 성북구 성북로 134│02-6925-5011
- 관람료: 무료 (네이버 예약 필수)
- 관람시간: 10:00-18:00 (17:30 입장 마감)
- 전시해설: 14:00, 16:00
윤중식 작가의 유족은 생전 성북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었던 작가의 '작품이 흩어지지 않게 하라'는 유지를 받들어 유화 71점을 포함한 드로잉, 자료 등 총 500점을 성북구립미술관에 기증했다. 작가와 유족의 작품 기증의 의미를 기리며 타계 10주기를 추모하는 기획전시 '회향'은 7월 3일까지 개최한다. 전시에서는 윤중식이 1950년대 초부터 2012년 작고 전까지 그린 풍경화를 비롯하여 인물화, 정물화, 삽화 등 시대별, 장르별로 선별된 총 1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 근현대 서양화가 윤중식(1913~2012)은 김환기(1913~1974), 박수근(1914~1965), 이중섭(1916~1956), 장욱진(1917~1990)과 동시대에 활동했으나 작가가 생전에 작품을 아껴 미술시장에 작품을 내놓지 않았고,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은둔형 작가이다. 작고하기 전날까지 붓을 들어 그림을 그렸음에도 이 전시가 14번째 전시다.
평양 출신인 윤중식은 1935년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 제국 미술학교 서양화과에 입학해 마티스의 제자 등에게 그림을 배웠다. 그는 야수파, 표현주의, 자연주의에 심취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훗날 우리나라의 향토적 서정미와 색채미가 충만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하게 된다.
<제1전시실> 풍경, 비둘기
'석영의 화가', '황혼의 화가' 등으로 불리는 윤중식 작가는 평생에 걸쳐 아침 해가 뜰 때와 저녁 해가 질 때 붉은빛에 물든 전원 풍경을 주로 그려왔다. 작품에 등장하는 노을 진 강변과 섬, 들녘과 농촌의 풍경 등은 작가가 늘 그리워했던 고향의 풍경이자 우리 민족의 정서와 향수가 깃든 풍경이다.
강렬하고 화려한 색채와 도식화된 단순화, 안정된 계단식 수평구도, 검정 윤곽선 등 작가의 독자적 화풍이 풍경화에 드러난다. 직접 보고 그린 것이 아닌, 고향에서 봤던 풍경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그린 작품으로 그리움과 쓸쓸함이 담겼다.
같은 구성으로 사계절을 담아낸 작품도 인상 깊다. 강렬하면서도 아득하게 느껴진다.
'비둘기'는 윤중식 작품의 주요 모티브이다. 어린 시절 고향 평양에서 부모님께서 정미소를 운영해 고향집에 비둘기 1백 여마리가 살았었고, 처마 밑에 새집을 직접 만들어 달아 주며 비둘기를 키웠다고 한다. 실향민이 된 작가에게 비둘기는 마음속 고향이자 잃어버린 가족을 상징하는 소재이며 6.25를 직접 겪은 세대의 평화와 희망을 상징하는 소재이다.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다양한 스타일의 비둘기와 새 형상을 볼 수 있다.
<제2전시실> 드로잉, 인물화, 정물화
1951년 부산으로 피난 온 윤중식은 수채물감과 스케치북을 급히 구해 피난길에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본 전쟁의 참혹한 광경을 그렸다. 시간순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를 담은 28점의 작품에는 폭격을 피하다 가족과 헤어지는 순간, 딸을 잃은 순간 등 작가와 가족들이 중간중간 등장한다. 사실적인 묘사로 한국 전쟁의 비극적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자료다.
전쟁 드로잉 시리즈는 별도의 설명서가 제공된다. 7번 드로잉은 젖먹이 셋째에게 줄 아무런 음식이 없기에 피난민 중 젖을 나눠준 어느 아낙에게 귀중품을 주고 아기를 맡겼으나 인민군에게 끌려 북으로 가는 길목에서 낯익은 아기의 울음소리와 붉은 포대기를 발견한 작가가 그 자리에서 오열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잡지, 신문에 들어간 삽화의 원화들을 작가가 보관해두었다.
풍경화 외에도 인물화와 정물화를 즐겨 그렸다. 인물화는 모델을 대상으로 그린 것도 있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대상으로 그린 인물화가 많다.
유화 외에도 과슈, 크레파스, 다양한 재료와 소재들을 표현주의, 입체파, 야수파 등 조형적인 실험을 거듭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다.
말년에 이르러 대부분의 시간을 작업실에서 보냈던 작가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정물과 강아지, 고양이, 꽃 등을 단순하고 소박한 감성으로 담아냈다. 격변의 역사를 겪었으나 밝고 긍정적인 삶을 위해 노력한 작가의 면모가 작품을 통해 드러난다.
"뼈저리게 빈곤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나는 참 행복합니다. 일상 그림만 그릴 수 있다는 행복함으로 아름다운 세계를 찾은 거지요."
윤중식 작가가 마지막까지 그리던 이젤과 그곳에 있던 그림, 도구까지 그대로 가져와 창문을 열면 200년 넘은 소나무가 보이는 작업실을 재현했다. 정물의 소재가 되었던 실물도 전시되어 있다. 가족들도 쉽게 들이지 않았다는 작업실이 대중에게 최초 공개된 셈이다.
작가는 시력을 거의 잃은 100세에도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꿈을 실현하는 일이지요. 머리를 짜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것은 꿈을 엮는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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